#반달리즘 #작품파괴 #예술품테러 세상에, 예술과 뮤지엄을 공격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단어가 따로 있다고요? “반달리즘(Vandalism)”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반달리즘이란 문화·예술 및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행위를 통틀어 말하는데요, 주로 상징적인 예술품에 가하는 테러행위를 통틀어 반달리즘이라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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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리즘은 5세기 유럽의 민족 대이동 때 북아프리카 반달족이 지중해 연안과 로마를 무자비하게 파괴했다는 소문에서 유래한 단어라고 해요. 18세기 프랑스의 주교인 투르 앙리 그레구아(Henri Grégoire)가 1794년 프랑스 혁명 당시 군중들이 가톨릭교회의 건축물과 예술품을 파괴한 행위를 반달족의 로마 침략에 비유하면서 반달리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등장했어요. 현재는 전 세계의 문화재 약탈과 공공시설 파괴, 방화 등 예술 관련 범죄가 급증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도 쓰인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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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규모의 석불은 그저 우상 일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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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리즘으로 인한 파괴행위는 전쟁이나 혁명 같은 사회의 큰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데요, 주로 정치, 종교, 민족적 갈등이 반달리즘을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해요. 현재는 종교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전쟁을 치르는 이슬람 국가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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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 내 테러집단들은 국가의 역사적 유적지와 같은 상징물을 공격하며 정치와 국가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어요. 예로는 탈레반이 2001년에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을 '우상숭배'라며 파괴한 사건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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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파괴되기 전의 바미안 석불 (오)탈레반정권에 의해 완전히 사라진 바미안 석불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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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고대 불교 문화재를 파손했던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바미안 불상은 간다라미술이 꽃 피던 시기에 만들어져 1500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최대 규모의 석불이었기 때문이죠. 당시 탈레반이 보냈던 폭파 예고에 세계 각국에서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미국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뮤지엄은 원하는 만큼의 돈을 주고 불상을 사서 옮기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탈레반 정권은 들어주지 않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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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2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으로 이슬람 국가 조직(ISIS)이 시리아 문화유적을 파괴한 일도 있었죠. 당시 중동에서 가장 잘 보존된 십자군 요새인 크락 데 슈발리에(Krak des Chevaliers)가 폭격으로 무너지고 파괴되었어요. 더불어 로마제국의 아라비아 수도였던 보스라의 2세기 원형극장도 훼손되었죠.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 해석에 따라 유명한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은 여전히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사례들은 이슬람 국가의 문화적인 상징물들이 반달리즘의 타겟이 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더 이상의 극단적인 파괴를 막기 위해 전 세계 전문가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사상이 예술과 역사에 우위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를 막기는 조금 버거워 보입니다. 예술품 테러 행위는 문화 다양성과 예술의 자유를 위협하며, 문화유산의 보호와 안전에 대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드러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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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3월 10일, 영국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에 식칼을 든 여성이 등장합니다. 이 여성의 이름은 매리 리처드슨(Mary Richardson), 당시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던 여성 서프러제트 운동*의 지지자였어요. 그녀는 벨라스케즈의 <로커비 비너스(Rockeby Venus)>를 들고 있던 칼로 난도질하죠. 사유는 당시 서프러제트 운동 주동자 에멀린 팽크허스트(Emmeline Pankhurst)의 사형 구형, 그리고 그녀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세상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비너스를 찢었다. 영국 정부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지도자를 공격했으니, 나도 비너스를 공격했다. 팽크허스트는 신화 속 비너스 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다."라고 외쳤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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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러제트: 1900년대 초 영국에서 일어났던 여성 참정권 운동과 운동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참정권이라는 단어인 ‘suffrage’에 여성형 접미사인 ‘-tte’를 붙인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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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복원된 <로커비 비너스>(오)훼손된 상태의 모습 ⓒNational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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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로커비 비너스>가 표적이 되었던 이유는 당시 전시되던 누드화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힌 걸작이었기 때문이에요. 또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누드화이기도 했기 때문에, 매리 리처드슨은 가장 사회적 주목을 끌 수 있는 타겟으로 <로커비 비너스>를 택했죠. 더불어, 매리 리처드슨은 당시 상류층 남성들이 여성의 몸을 소재로 한 누드화를 암암리에 수집하는 것을 비판하고 해당 그림을 보러온 남성들이 관음적인 시선으로 그림을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고도 해요. 명화에 대한 테러행위는 영국 전 국민을 분노하게 했고, 그녀는 실형을 살게 됩니다. 손상된 작품은 현재는 완벽히 복원이 완료되었는데, 이 사건이 영국 복원기술이 진보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도 해요. 이 사건 이후 여성참정권에 대한 활발한 논의 끝에 1918년, 여성 참정권을 얻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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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유적지보다는 명화를 파괴하는 행위로 반달리즘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명화로 인한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일까요? 예술품은 정말 죄가 없는데, 예술품을 파괴함으로써 주었던 충격효과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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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있었는데 지난주 레터에서 다뤘던 <모나리자>보다 더 관람하기 어려운 작품이 있어요! 바로 미켈란젤로(Michelangelo)의 <피에타(Pieta)>인데요,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St Peter's Cathedral)에 들어서면 방탄유리와 함께 저 멀리 위치하고 있는 <피에타>를 볼 수 있어요. <모나리자>는 같은 뮤지엄에 있는데 작품만 방탄유리에 있는 느낌이었다면 <피에타>는 아예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관람객과 작품의 공간을 분리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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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피에타> ⓒWikimedia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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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1972년 일어났던 사건 때문인데요, 1972년 헝가리 출신 지질학도 라스즐로 토트(Laszlo Toth)가 “나는 예수그리스도다!”라고 외치며 망치로 <피에타>를 15차례나 가격해 마리아의 왼팔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코가 부러졌다고 해요. 범인은 실패를 거듭하는 인생을 인생을 비관하며 망상을 거듭한 나머지 범죄를 행했고, 놀랍게도 정신질환이 분명해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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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은 매일같이 수많은 관람객이 줄을 서서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많은 사람들이 피에타의 훼손 현장을 지켜보며 충격에 가득 찼다고 해요. 게다가 부서진 피에타의 대리석 조각을 관람객들이 가져가버려 마리아의 코는 석상 뒤편의 대리석 조각으로 대신해 복원되었다고 하죠. 이러한 이유로 <피에타>는 모나리자보다 더 멀리, 그리고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더 보기가 어려워요. 피에타는 위에서 볼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하지만, 관람객들은 위는 커녕 피에타를 근처에서조차 볼 수가 없어요. 이렇게 무분별한 예술품에 대한 파괴행위도 반달리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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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무분별한 테러나, 정신질환자의 공격과 같이 시작부터 행동까지 당위성이 부족한 파괴행위에 대해서는 먼뮤 또한 무조건적인 반발심이 들어요. 반면에 서프러제트의 여성참정권 운동을 위한 공격, 그리고 환경운동가들의 뮤지엄 테러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더 많은 사람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한 것이기에 잠시 혼란이 오기도 하죠. 하지만 예술을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수단이나 물건으로 대해서는 안되겠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도 우리가 직면한 문제지만 현재까지 지켜져 온 예술과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도 미래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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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어떻든 의도적으로 뮤지엄과 예술품을 파괴하는 행위는 반달리즘에 속하죠. 정말 예술작품과 뮤지엄은 언제든지 파괴될 위험에 처해있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예술 작품의 보호와 안전은 뮤지엄에서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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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고두현(2014.12.22.). [천자칼럼]반달리즘, 한경뉴스, https://www.hankyung.com/news/article/2014122283131
・권윤희(2021.11.25.). 1500년전 바미안 석불 깨부술 땐 언제고…입장료 받는 탈레반, 나우뉴스,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1125601025&wlog_tag3=naver
・성혜미(2021.09.10.). 20년 전 바미안 석불 파괴 탈레반 또 그럴라…국제사회 불안,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10910125900104
・윤소희(2023.01.21.). 25. 무굴제국 폐망 불러온 아우랑제브와 바미안 불교유적, 법보신문,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14223
・이윤희(2020.01.17.). [여성의 눈으로 읽는 열 가지 미술 키워드]비너스에 대한 테러는 여성에 대한 테러인가, 충청매일, https://www.ccd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0267
・최혜원(2008.02.20.). 문화재 파괴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문화재 파괴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2/20/2008022001822.html
・SBS뉴스(2014.03.23.). 탈레반이 폭파한 바미안 석불, 13년째 복원 논쟁, SBS 뉴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307736
・Phillippa Kelly(2022.08.15.). Damage limitation: how sculptor Ali Cherri is reworking vandalised art,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22/aug/15/ali-cherri-herbert-art-gallery-coventry-rokeby-venus-vandalis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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