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훼손 #모나리자 #뮤지엄보안 지난주 레터는 뮤지엄이 왜 환경운동가의 타겟이 되었던 건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환경운동가들처럼 특별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의도적으로 뮤지엄의 작품을 훼손하는 경우가 더러 일어나는데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이해하기 힘들죠. 그렇다면 대체 왜! 작품을 훼손했던 건지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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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Lo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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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들에 의해 케이크를 맞았던 <모나리자(Mona Lisa)>는 루브르 뮤지엄(Musée du Louvre)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죠.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명작이기도 하지만 지난 세기 동안 수난을 겪어온 걸로도 유명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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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1911년, 루브르에 작품 보호 유리를 설치하러 왔던 빈센트 페루자(Vincenzo Peruggia)가 루브르에 숨어있다가 휴관일인 다음날 <모나리자>를 가지고 사라졌던 사건이었어요. 페루자는 일요일에 뮤지엄에 숨어들었다가 월요일인 휴관일에 작품을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해요. 이튿날이 되어서야 루브르는 <모나리자>의 도난 사실을 알게 되었고 루브르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체가 발칵 뒤집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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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간지 “엑셀시오르”의 <모나리자> 도난사건을 비판하는 기사 ⓒ신동아(원출처: EXCELS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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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의 보안이 뚫린 것도 모자라 루브르를 100년 넘게 지키고 있던 대표 작품을 무려 2년 동안이나 찾지 못해 루브르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죠? 페루자는 떠들썩한 언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약 2년 동안이나 <모나리자>를 집 아파트 바닥에 숨겨두었다고 해요. 그 시간 동안 여러 사람이 용의 선상에 올랐는데,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도 과거 루브르의 도난 유물을 모르고 구입한 전적이 있어 수사를 받기도 했어요. 그리고 언론이 조금 잔잔해진 틈을 타, 작품을 이탈리아로 보내기 위해 아트 딜러와 접선했어요. 딜러 또한 <모나리자>를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으로 보내기 위해 뮤지엄 측과 접촉했지만, 우피치에서는 경찰을 불렀죠. 그렇게 2년 만에 <모나리자>는 다시 루브르로 돌아갔어요. 이 당시 페루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이탈리아 사람이고, 모델 또한 이탈리아 사람이기 때문에 <모나리자>를 이탈리아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해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도난 사건으로 <모나리자>는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고, 오히려 루브르의 스타 작품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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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아온 <모나리자>는 1956년 두 차례나 공격받았는데요, 프랑스 남부에서 순회 전시를 하던 도중 한 남성이 염산을 뿌려 작품의 아랫부분이 훼손돼요. 이때부터 <모나리자>는 먼발치에서 봐야 하는 작품이 되었어요. 경비원 2명과 조사관 1명을 상주하게 하며 멀리서 관람하도록 울타리를 쳤거든요. 하지만 그런 보안이 무색하게도, 같은 해 말에는 볼리비아의 우고 웅가자 빌레가스(Hugo Unjaga Villegas)가 던진 돌에 맞아요. 당시 그는 "주머니에 돌이 있었고 갑자기 돌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그가 던진 돌에 작품을 보호하던 유리창이 깨졌고, 물감 조각이 떨어져 나가면서 <모나리자>가 훼손되었어요. 다행히 복원 전문가의 힘으로 <모나리자>의 손상 부분은 복구되었지만, 연이은 두 번의 수난을 통해 <모나리자>는 방탄유리로 교체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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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일본 도쿄로 해외순방을 나갔던 <모나리자>는 또다시 공격받아요. 당시 도쿄국립박물관(東京国立博物館)에서는 장애인 관람을 제한했고, 이에 분노한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모나리자>에 빨간 페인트를 뿌렸어요. 또 2009년엔 프랑스 시민권을 따지 못해 분노한 관람객이 머그컵을 던져 유리에 금이 가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난 2022년엔 환경운동가들에 의해 케이크를 맞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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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들어서만 네 번, 그리고 21세기에는 두 번, 총 여섯 번의 테러를 겪은 <모나리자>! 정말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관에서 벌떡 일어나 루브르로 달려왔을 것 같아요. 어쩌면 뮤지엄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처음 도난 사건이 일어났던 1911년 루브르는 당시의 뮤지엄 중에서도 꽤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어요. 하지만 계속되는 공격들 때문에 다른 작품과 달리 <모나리자>는 감상하기 불편한 조건들을 갖추게 되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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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앞에 모여 있는 관람객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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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는 4cm 두께의 방탄유리로 보호되고 있고 근접하지 못하도록 반원 모양의 나무 울타리도 쳐져 있어요. 게다가 앞에는 늘 한 명 이상의 경비원이 배치되어 있죠. 관람객들은 약 2미터 이상 떨어져서 감상해야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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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넘어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모나리자>를 향한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루브르가 더 강화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일까요? 보안을 강화하기에는 루브르가 매우 크고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 데다가 매년 수백만 명이 방문하기 때문에 그중 작품을 훼손하려는 사람들을 명확하게 가려내기 쉽지 않다고 해요. 또 작품 보호를 위해 보안을 강화해 뮤지엄이 관람객의 관람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만큼 뮤지엄이라는 공간의 정체성을 불투명하게 하는 것도 없겠죠. 그렇다면 언제든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 <모나리자>를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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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는 유명하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고 작품이 훼손됐지만, 그렇지 않은 황당한 이유로 작품들이 훼손되기도 해요.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옐친 센터(Ельцин Центр)에서는 무려 작품을 지키는 경비원이 작품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죠. 안나 레포스카야(Anna Leporskaya)의 <세 인물(Три фигуры)>이라는 작품에 눈을 그려 넣은 것인데요, 작품을 관람하던 관람객들이 작품 속 인물에 눈이 그려진 것을 발견하면서 알려지게 되었어요. 당시 해당 경비원은 첫 출근 날 작품을 지키던 도중 너무 지루해서 볼펜으로 작품에 눈을 그려 넣었다고 진술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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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세 인물> 훼손 전
(오) <세 인물> 훼손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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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경비원은 즉시 해고되었으며, 작품 파손 행위로 기소되었다고 해요. 다행히 볼펜 잉크가 복원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었던 것은 아니어서 복원이 가능했다고 해요. 하지만 작품을 지키기 위해 고용되었던 경비원이 되려 작품을 훼손시킨 행위에 미술관과 관람객들 모두 황당해했던 사건이었죠. 그도 그럴 것이 <세 인물> 작품은 옐친센터의 소장작품이 아닌 모스크바의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Третьяковская Галерея)에서 대여해 전시되고 있던 작품이었기 때문이에요. 소장 작품이어도 신중을 기울여야 하는데, 당시 옐친센터는 2021년 12월 7일에 훼손을 발견하고 경찰에는 약 2주가 지난 12월 21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신고를 했어요. 게다가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의 CCTV 영상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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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뮤지엄의 이런 태도를 당연히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뮤지엄에 고용된 경비원에게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도 없었던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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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은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보안 장치를 갖추고 있어요. 지속적으로 침입 방지 시설이나, 보안 시스템 강화를 통해 작품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죠. 또한 도난이나, 훼손 우려가 많은 작품은 복제품을 전시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선 사건처럼 황당하고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작품 훼손에 대해서는 표면적인 보안 강화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대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뮤지엄에서 예술품 보호에 대한 교육을 하거나, 관람객들이 작품들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진행해 관람객의 시선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뮤지엄에서의 작품 훼손은 발생할 때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의 테러 행위로 뮤지엄과 예술작품들이 공격 대상의 범위에 자리 잡은 이상 뮤지엄이 보다 적극적으로 예술작품을 향한 무분별한 공격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먼발치에서라도 볼 수 있었던 <모나리자>를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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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강유정(2022.02.10.). 출근 첫날 지루해 12억 가치 미술작품에 '눈' 그려 넣은 경비원의 최후, 인사이트, https://www.insight.co.kr/news/381618
・권근영(2012.08.16.). 오피니언: 권근영의 그림 속 얼굴 모나리자 도난사건,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9059749#home
・권윤희(2022.02.10.).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러시아 작품 훼손, Nownews,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210601023
・김민주(2022.02.16.). 12억짜리 그림에 낙서한 경비원, 그 이유가….일요신문,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22856
・이광표(2019.05.10.). 모나리자 생애 500년, 그 결정적 순간, 신동아, https://shindonga.donga.com/3/all/13/1722360/1
・이은경(2021.03.29.).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루브르 박물관의 도둑,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10328010004215
・이진성(2022.05.06.). 수난의 ‘모나리자’…도둑 맞고 돌 맞고 케이크 세례까지, KBS NEWS,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78580&ref=A
・제임스김(2022.02.10.). 미술관 100만달러 그림에 낙서, 범인은 경비원, KOREA DAILY TIMES, https://koreadailytimes.com/social/70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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