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약탈 #약탈문화재 #문화재불법거래 문화재는 마약과 무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불법거래 시장이에요. 오늘은 먼뮤와 함께 뮤지엄 속 약탈의 역사를 살펴보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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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전경 ⓒUnsplash(Rabih Rama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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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은 건물과 경비원 빼고는 영국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대영박물관의 소장품은 대부분 식민 지배를 통해 약탈한 것으로 유명하죠. 20세기 중반 이후 식민 지배를 벗어난 국가로부터의 문화재 송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화재 약탈, 제국주의 시절에나 성행했던 일 아니냐고요? 불과 1-2년 전, 팬데믹으로 뮤지엄과 유적지의 시간이 잠시 멈췄을 때, 느슨해진 경비를 틈타 도굴과 약탈, 불법 거래가 엄청나게 이루어졌다고 해요. 심지어 처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죠. IS는 시리아, 이라크 지역의 뮤지엄에 대한 조직적 약탈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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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 약탈에 대한 논의는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어요. 1950년대 들어 유적지 약탈이 급증하였고, 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전 세계 곳곳에서 독립운동이 거세지며 과거 식민지 종주국에 소장된 유산을 되찾고자 하는 신생 독립국들이 약탈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요구하기 시작하였죠. 1960-70년대는 예술품 약탈이 가장 성행했던 시기예요. 약탈된 작품들은 국립 뮤지엄에 버젓이 전시되고 있기도 했죠. 거래량도 매우 많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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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 약탈이 불법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들어서예요. 그전까지 선진국의 약탈 행위는 모험과 탐험으로 포장되곤 했죠. 1970년, 드디어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이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되었어요. 이 협약은 평화 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최초의 국제법적 수단이에요. 이 협약은 현재까지도 지하 무역 대응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문화재 불법 거래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어요. 특히 여러 민족의 유산을 수호하기 위한 연대와 집단적 책임이라는 원칙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져요. 전 세계의 뮤지엄에서는 이 협약이 체결된 1970년을 소장품의 소장기록을 확인해야 하는 기준연도로 채택하고 있기도 하죠. 또, 1995년에는 도난 및 불법 반출 문화재에 관한 「유니드로와(UNIDROIT) 협약」이 채택되며 문화재 불법거래에 대한 법적 조치가 가능해졌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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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였어요.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부정적 세력도 증가하고 있는데, 규모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해요. 요즘에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SNS를 통한 불법 거래도 매우 활발한데요, 실제로 지난 10년간 불법 거래상의 매출 상당 부분은 SNS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해요. 2020년 9월 기준, 페이스북에서 유물을 판매하는 단체는 120개, 가입자는 수십만 명에 이르렀어요. 현재 메타(Meta)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이루어지는 유물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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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폴 게티 뮤지엄(J. Paul Getty Museum)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뮤지엄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2005년, 게티뮤지엄의 소장품 절반가량이 도굴과 약탈로 습득된 작품이며, 뮤지엄은 이를 알고도 딜러를 통해 거래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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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게티뮤지엄 큐레이터 매리언 트루 ⓒ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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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담당 큐레이터이자 게티뮤지엄의 핵심 인사였던 매리언 트루(Marian True)였어요. 스위스 제네바 세관 창고에서 발견된 다량의 폴라로이드 사진과 서류, 게티뮤지엄 내부자가 LA타임즈에 제보한 수백 개의 파일을 통해 트루가 딜러로부터 도굴미술품임을 알고도 42점이나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당시, 그녀는 대외적으로 미술품 송환 운동에 앞장서고 있었기에 이는 예술계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어요. 게다가 불법 딜러 크리스토 미키아일리디스의 주선으로 그리스에 별장을 구입한 사실까지 들통나버렸고, 뮤지엄 윤리 조항을 어긴 점을 추궁받자 그녀는 자진 사퇴하였어요. 이탈리아 정부는 트루 큐레이터를 문화재 불법 취득죄로 기소하였는데, 이는 세계 정상급 뮤지엄의 핵심 인사가 외국 정부에 기소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었어요. LA타임즈의 취재 결과 게티의 관계자들은 트루 큐레이터의 혐의를 3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묵인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큰 충격을 안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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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07년(이탈리아 정부 기소 건)과 2010년(그리스 정부 기소 건) 트루의 재판은 모두 공소시효 만료로 기각되었다고 해요. 재판장을 벗어난 트루는 사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고 있어요. 그녀의 수많은 동료 중 대다수가 작품의 출처에 무관심하였으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재판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또, 작품 인수과정은 뮤지엄의 정해진 지침을 따랐으며, 그 과정에서 CEO와 디렉터의 승인을 받았음에도 담당 큐레이터 한명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된 상황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하였어요. 개인의 부도덕 및 과실 이상의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딱 한 가지로 정의내릴 수 없는 이 사건의 결과는 약탈문화재를 뮤지엄에서 몰아내기 위해선 개인과 기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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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게티뮤지엄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반환한 뮤지엄으로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다른 뮤지엄에서도 의심스러운 작품은 사전에 검증, 반환하는 문화가 확산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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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예외는 아니에요.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약탈문화재가 있어요. ‘오타니 약탈품’이라고 불리우는 중앙아시아 문화재가 1,500여 점이나 있다고 해요. 아니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도 약탈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니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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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오타니 고즈이 백작 ⓒ국립중앙박물관
(오) 1916년 조선총독부 수정전에 전시된 오타니 컬렉션의 벽화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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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백작 오타니 고즈이는 1902년부터 3차례에 걸쳐 중앙아시아에 탐사대를 보내 벽화, 불경, 고문서, 불상 등 수많은 유물을 수집, 반출, 약탈하였어요. 이 시기, 일본뿐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중앙아시아의 지배권 및 유물에 관심을 보였고 이들은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앙아시아의 귀중한 유물들을 싹쓸이해갔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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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백작이 거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두고 간 약탈품의 일부는 일본, 중국, 한국 등의 여러 기관과 개인 컬렉션으로 흩어져 있어요. 한국에 남은 약탈품은 당시 조선 총독이던 데라우치 마사다케에게 기증되었는데, 이는 순수한 기증이 아니라 광산, 철도 등 조선의 여러 이권을 노리기 위한 뇌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가해국은 아니지만 의도치 않게 ‘약탈문화재 소장국’의 오명을 갖게 된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를 '선의의 취득국'이라고 불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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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뮤지엄과 각국 정부는 약탈 문화재 반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주 정부차원에서 약탈 유물 반환 정책을 펼치고 있는 뉴욕은 지난해 크메르 왕국에서 약탈한 유물 30점을 캄보디아에 반환하였고, 영국의 호니먼 뮤지엄(Hormiman Museum)은 아프리카 베냉 왕국에서 훔친 청동 유물 72점을 나이지리아에 반환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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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당한지 145년만에 우리 품에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 이후 약탈 문화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차원에서는 문화재청이, 민간차원에서는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문화재 환수에 앞장서고 있어요. 이 때, 각국의 전문가와 시민 사회 간의 협력은 아주 큰 힘이 된다고 해요. 님도 우리 품을 떠난 문화재와 예술품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주시기로 먼뮤와 약속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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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캐슬린 (2015). 예술법, 학고재.
・서성록(2016). 미술품 위작,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더원미술세계, 46(381), 46-50.
・이서정(2021). 미술계를 뒤집어놓은 위작 사건, 아트인사이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478492&memberNo=2060019&vType=VERTICAL
・채준(2021.09.15.). [케이트의 아트마켓] 30. 위작(僞作)과 진작(眞作) ①, 스타뉴스, https://www.starnewskorea.com/stview.php?no=2021091509474620954
・채준(2021.09.23.). [케이트의 아트마켓] 31. 위작과 진작②, 스타뉴스, https://www.starnewskorea.com/stview.php?no=2021092310155732397
・한경진(2021.08.24.). 美 최대 미술품 사기, 中 모사꾼이 800억원어치 그렸다 [왓칭],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culture-life/watching/2021/03/29/PMBJWIP3WVDXLNPTYLE4U6WYZE/
・Barry Avrich(Director)(2020). Made You Look: A True Story About Fake Art [Documentary Film], documentary channel, Melbar Entertainment Group.
・Kaja Whitehouse(2017.01.31.). Scam artist claims boyfriend was mastermind of $80M fake art scheme, New York Post, https://nypost.com/2017/01/31/scam-artist-claims-boyfriend-was-mastermind-of-80m-fake-art-scheme/
・Michael Shnayerson(2012.04.23.). A Question of Provenance, Vanity Fair, https://www.vanityfair.com/culture/2012/05/knoedler-gallery-forgery-scandal-investigation
・Patricia Cohen(2011.11.30.). A Gallery That Helped Create the American Art World Closes Shop After 165 Years,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2011/12/01/arts/design/knoedler-art-gallery-in-nyc-closes-after-165-years.html
・Thomas MacMillan(2016.01.25.). Art-Forgery Trial: Freedman Ignored ‘Stark Warnings’ of Fakery, The Wall Street Journal, https://www.wsj.com/articles/art-forgery-trial-freedman-ignored-stark-warnings-of-fakery-14537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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