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장애 #접근성평등 #배리어프리 만약 님이 뮤지엄에 관심과 열정이 넘쳐나도 갈 수 없다면 어떨까요? 비장애인들에게는 단순히 상상에 그치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삶을 살아가며 지속적으로 마주하는 현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누구나 여가생활과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있죠.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뮤지엄에서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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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장애인을 위한 장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오디오 가이드,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 휠체어 대여, 장애인 전용 주차장과 화장실이 떠올라요. 이런 장치들은 뮤지엄이라는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고 있어요. 주로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장벽들을 허물자는 의미에서 비롯된 ‘배리어 프리(Barrier-free)’는 뮤지엄의 점점 더 다양한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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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프리를 위한 장치는 점점 늘어났지만 아직도 비장애인이 뮤지엄을 즐기는 것처럼 동일하게 장애인이 뮤지엄을 즐기기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해요. 뮤지엄이 점점 단순 전시공간의 역할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뮤지엄이 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잘 살펴보면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있어요. 뮤지엄은 점점 이 부분에 대해 주목하고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변화하고 있는데요, 한 번 그 노력을 한번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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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은 1980년대 초부터 장애인의 접근성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해요. 그 당시 “접근 평등 부서(Access & Equality Division)”를 뮤지엄 내에 신설해 운영을 시작했어요. 당시 뮤지엄은 단순히 유물전시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접근성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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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의 이집트 조각상에 대한 촉각드로잉(tactile drawing)과 점자정보 ⓒ대영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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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은 가장 먼저 시각장애인용 점자 안내 책자(Tactile Book)를 통해 유물을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관람할 수 있게 했어요. 이 책자의 점자는 단순 설명뿐 아니라 유물의 모형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점자책의 설명과 더불어 전시된 유물의 모형을 만져보며 좀더 적극적인 관람을 할 수 있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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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조각 갤러리에서 터치 투어를 하는 두 명의 방문객 ⓒ대영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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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재미있는 건 대영박물관의 터치 투어(Touch Tour)예요! 오직 시각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이 투어는 사전에 예약하면 자원봉사자와 함께 정해진 유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고 해요. 현재는 이집트 조각 갤러리와 파르테논 신전 갤러리에 있는 유물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자원봉사자의 설명과 안내에 따라 관람객들은 직접 손으로 만지며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요. 투어를 경험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 특별한 경험에 크게 만족했다고 해요! 엄격하게 통제된 공간에서 전시되던 유물을 장애인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만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보면 보존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대영박물관이 큰 결정을 했음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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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 첫 번째 레터에서 도슨트와 큐레이터의 차이점을 얘기한 적이 있었죠? 단순히 놓여 있는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작품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디오 가이드 혹은 도슨트를 찾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청각장애인은 이러한 흐름에서 완벽히 배제되어 있어요. 뮤지엄들은 이 점에 주목하고 수화통역사를 배치하기 시작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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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 투어를 진행하는 브루클린 뮤지엄 ⓒConrado Joh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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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뮤지엄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화 투어를 만들고 진행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미국의 뉴 뮤지엄(New Museum)과 브루클린 뮤지엄(Brooklyn Museum)의 경우, 청각장애인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화 투어를 진행해, 해당 시간에는 방해받지 않고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요. 뉴 뮤지엄은 투어가 끝난 후 다과와 함께 가벼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면서, 단순히 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감상을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어요. 이러한 수화 투어는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뮤지엄에서 점점 정착하는 추세예요. 국내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대표적으로 수어 해설을 진행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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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은 점점 다양한 관람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생각해 보면 그동안 살펴봤던 뮤지엄의 소통은 어쩌면 뮤지엄에 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점에 대해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오래전부터 장애 평등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며 단순한 안내를 넘어선 소통에 집중해왔어요. 이미 뉴욕현대미술관은 휴대용 의자 대여, 자막이 담긴 온라인 전시 그리고 수화통역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죠. 나아가, 뮤지엄 내에서 물리적인 장벽을 제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이나 태도적인 부분에서 무심코 가질 수 있는 장벽을 제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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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ABILITY EQUALITY AND MUSEUMS 5편 Meet Luz ⓒ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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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하는 DISABILITY EQUALITY AND MUSEUMS 시리즈는 신체적 장애뿐 아니라, 치매, 정신질환과 같은 다양한 범위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문화·예술에 열정이 가득한 모든 사람들이 뮤지엄에 닿을 수 있도록 비장애인의 입장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는 거죠. 이 시리즈를 통해 뮤지엄에 오기 어려웠던 다양한 사람들이 뮤지엄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어요. 또 직원들이 무심코 장애가 있는 관람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도나 행동을 생각해 보고 개선해나가기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꾸준히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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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신체적 장애를 넘어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을 존중하기 위한 시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 혹시 뮤지엄에 방문했을 때 발견하지 못했다면 함께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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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가족, 봉사자 등 100여 명을 초청한 리움미술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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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은 서울농학교, 서울삼성학교와 협력해서 청각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수화해설, 그리고 현대미술 작가들이 직접 장애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작가의 작업세계를 이해해보는 워크숍이에요. 또, 지역의 장애인복지시설 기관들과 협력해서 미술관 관람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뮤지엄에 선뜻 다가오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행사를 앞으로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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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컬렉션 전시 전경 ©Guller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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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여름 진행되었던 이건희 컬렉션 전시에 신체적 장애를 넘어선 관람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도입했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입구의 촉지도, 공간구조가 반영된 음성해설 등을 미리 준비했어요. 더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전시를 쉽고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전시품을 직접 만질 수 있게 촉각 전시품을 만들었다고 해요. 백자 달항아리, 모네의 <수련>과 같은 작품들을 모형으로 제작해 만져볼 수 있게 했어요. 특히 모네의 <수련>은 비장애인들에게도 그림을 만져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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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범종’의 종소리가 퍼지는 모습을 빛으로 표현한 청각 시각화 영상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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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을 넘어 청각장애인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에 범종의 소리의 파동을 시각화한 영상을 범종과 함께 구현해 범종의 아름다운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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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선 점자 전시 해설서 및 안내판, 촉각 전시품 확대, 인공지능 서비스 구축,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가 진행하는 수어 해설, ‘사유의 방’ 멀티미디어형 점자 감각 책 발간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시하고 교육하는 공간인 장애인 스마트강의실도 만들고 있다고 하니 본격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뮤지엄 공간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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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뮤지엄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전시는 무심코 신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어오곤 했었죠. 다행히 오늘 함께 살펴본 사례와 같이, 뮤지엄 속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형식적인 보조수단 마련을 넘어 실질적인 방향으로 다각화되고 있어요. 교육, 워크숍 등의 활동으로 점점 범위를 확장하며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죠. 뮤지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간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 여가생활과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를 모두에게 보장 해주기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뮤지엄을 지켜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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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고영준. (2022.01.11) 모두를 위한 박물관 – 박물관과 유니버설디자인 ② . 뮤지엄뉴스, https://museumnews.kr/301column/
・이수현, (2022.08.25). 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전시… 손끝으로 보는 미술 작품. 어린이 동아, http://kids.donga.com/?ptype=article&no=20220825145400516744
・이현주. (2022.09.04).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모두를 위한 박물관 만들기/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905026007&wlog_tag3=naver
・Adrian Murphy. (2015.10.12), Canadian Museum of Human Rights: setting a global standard for accessibility, https://advisor.museumsandheritage.com/features/canadian-museum-of-human-rights-setting-a-global-standard-for-accessibility/
・뉴 뮤지엄 홈페이지 수화투어 안내, https://www.newmuseum.org/calendar/view/1523/asl-tour-1
・뉴욕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접근성 안내, https://www.moma.org/visit/accessibility/resources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수화투어 안내 , https://www.metmuseum.org/events/programs/access/visitors-who-are-dea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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